어느날의 발걸음.

Posted 2008. 8. 29. 17:03






아직은 여름 어느날..







지하철을 타고, 갈아타고, 지상세계로 올랐다.








주머니에 든 돈은 단돈 몇천원....







내가 가진건 시간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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탑골공원 뒤편..

자주찾던 2000원짜리 국밥집에서 점심을 해결한다.
점심시간이면 할아버지들로 가득한 이곳.

1500원짜리 국밥집도 있지만, 내가 자주 찾는 이곳은 가장 작고 간소한 곳이다.

저녁시간에 찾는 곳은 좀 더 비싼곳이다.

낙원상가 입구쪽에 있는 순대국밥집.
이곳은 소주를 마실수 있는 곳.

아직은 어려서인지...  덜 고독해서인지...
혼자 찾아갈 용기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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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0원으로 불러진 배를 스다듬으며 낙원상가로 향한다.

아트시네마에서 무슨영화가 하나 한바퀴 둘러보고....

물론 영화를 볼 건 아니다.


사람이 없는 시간이다.


영화가 끝난후면 영화를 본 사람들이 이곳 옥상에서 인사동과 종로타워를 내려다보거나 혹은 올려다보며 영화에 대해 지껄인다.
입에는 담배 한가치를 씹으며.......

아트시네마... 인 만큼 난해한 영화들을 많이 한다.
나도 몇번 본적이 있지만 그런 영화들을 보면 딱히 할말이 없다.
어렵다? 글쎄... 
감독이 하려는 말을 이해못했다?  글쎄...

단지 이렇다 저렇다 할말이 없을 뿐이다. 꼭 이해해야하나?

난해한 영화가 끝난후 반쯤 담배로 가려진 입들에선 온갖 해석들이 쏟아진다.


길 건너편 종로 술집거리에서 온갖 어지러운 음악과 배부름, 술, 명품에 취한 저들이 하는 아름다운 세상에 대한 숭배와...

이곳 배고프지만 멋있게 산다고 생각하며 한쪽어깨엔 전자기타를 짊어지고 어지러운 영화에 대한 어지러운 평가를 하는 이들....

이 둘 사이에는 화해하기 힘든 뭔가가 있다.

내가 보기엔 똑같다.
둘다 한심하다면 그래도 난 후자가 되겠다고 또 담배를 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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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사동 거리를 걷는다.

익숙한 거리다.

왜 나에게 익숙한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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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동을 또 걷는다.

아직 익숙치 않다.

일본인들이 많다.

얼굴이 하얏거나 까만 사람들도 적지 않다.

일본 글자도, 영어도 많다.

어쩌면 우리말보다 더 많다.

익숙하지 않은 거리다.

대한민국 젊은이들의 로망....



이곳에선 내가 이방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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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인 시위를 하는 친구를 만난다.

여러모로 나와는 다른 사람이다.

대단한 용기를 가진 친구다.



지나가는 사람들 표정이 가관이다.

명동 한복판에 외계인이 나타난다면 저것보다 10% 정도는 더 놀라운 표정을 짓겠지..


대게는 둘씩, 셋씩 짝을 지어 지나간다.
어딘가에 들어가서 뭔가는 먹거나 마시거나 함께 뭔가를 하겠지.

그들은 서로 얼마나 잘 알까? 잘 안다고 생각할까?

옆에 있는 사람과의 간격, 길을 지나가는 이들과 저 친구와의 간격...

얼마 정도의 차이가 있을까?


모두모두 서로서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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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대문 시장을 지난다.

복잡하다.

하지만 종로보다, 인사동보다, 명동보다...

덜 복잡하다.

이곳은 아주 단순한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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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군가들과 저녁을 먹으니 저녁이다.

카메라를 짊어진 친구와 걷는다.

저쪽 남산을 가르치며 그쪽이 집이란다.

'15분이면 되겠지'란 생각에 그의 삼각대를 뺏어든다.

산을 오르다보니 어두워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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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을 한바퀴 돈다.

집이 산 반대쪽이란 말은 없었는데......





영화에나 나올듯한 산비탈 계단과, 미로같은 골목, 빨래가 가득한 1층보다 높지않은 옥상.

내가 그리던 집에 사는 친구에게 물을 한잔 얻어 마시고 다시 버스로 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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