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년 2월 10일 아침 6시 15분.

Posted 2012. 7. 15. 14:00

6시 15분이면 핸드폰 알람이 울린다.

대부분 그보다 10여분 전에 엄마가 일어나 보일러를 올리고

내 아침을 준비한다.

 

핸드폰을 대충 끄고 나면 그때부터 엄마가 알람이다.

두번정도 '어~'하고 대답을 하고 뒹굴거리다보면 

'민아~'하는 목소리 톤이 점점 높아간다.

 

여전히 억지로 이불을 힘겹게 밀쳐내면 집은 아직 싸늘하다.

미지근한 물에 얼굴을 적시고 머리를 한두번 빗어낸다.

 

퇴근 후 일정을 한번 생각해보고는 옷장에 걸린

몇안되는 옷중에 잠깐 고민하다 결국 매일 입던 옷을 걸친다.

 

옷을 입고 짐을 챙겨 내방에서 나오면

6시 30분이 가깝거나 조금 지났다.

 

엄마는 따뜻한 우유와 과일, 빵등을 현관 앞에 두고

방에 들어가있다.

 

"다녀오겠습니다."

 

문을 연다.

아주 희미하게 아침 빛이 마산 앞바다 건너편 산으로 스믈댄다.

 

 

 

 

  

 

 

아..

휴대폰을 침대에 두고왔다.

 

 

 

 

 

 

 

 

대문은 '텅~'하는 소리를 내고 열린다.

 

주차장까지 등산하듯 헉헉거리며 오르고 차 문을 연다.

시동을 걸고,

안전밸트를 매고,

우유를 꺼내고,

라디오를 켜고,

장갑을 낀다.

조금더 예열을 해야하지만 그럴 시간은 없다.

 

비상깜빡이를 넣고 천천히 길을 나선다.

손석희의 시선집중은 '60초 풍경'을 지나

'뉴스브리핑'에 접어들고 있다.

 

골목을 지나 해안도로로 들어서기전 신호에서

히터를 틀고 비닐가방에 든 먹을거리를 주섬주섬 풀어헤친다.

 

따뜻한 우유를 속에 넣고,

눈꼽을 때내고,

라디오 뉴스에 희미한 짜증을 느끼고,

옆차선 빈자리를 힐끔거리다 보면

비닐봉투는 비었고, 회사가 눈앞이다.

 

주차를 마치면 이미 7시 뉴스가 흐르고 있다.

조금 늦었지만 상관없다.

경비 아저씨도 비슷한 시간 도착한다.

사장님 차가 있는지 확인하고 사무실로 들어간다.

 

이미 전열기가 켜져 있지만 아직 냉기가 돈다.

의자들을 대충 정리하고 전열기 앞에 안전화를 가져다놓는다.

주머니에 든 핸드폰이며, 차키, 립글로즈를 책상위에 꺼낸다.

 

작업복을 갈아입고, 히터앞에 잠깐 머뭇거리다가,

빨래거리가 있나 확인하고 히터를 줄이고는,

문을열고 사무실 계단을 터벅터벅 내려온다.

 

 

 

자.

 

빌어먹을

 

하루의 시작이다.

 

 

 

 

  

 

 

아..

 

휴대폰을 책상위에 두고 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