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배나무가 자란다

Posted 2008. 3. 28. 15: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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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배나무가 자란다.

"캬악~퉤"
지난 밤 들이킨 소주향이 아직도 서린,
삶의 고난이 듬뿍 함유된 가래침을 마시며...

담배나무가 자란다.

"아놔~ 레포트랑 팀플도 해야되는데 이 많은 일까지 언제 다해~ 휴~"
"학자금 대출금 못내서 자꾸 전화오는데 조만간 잡혀가겠다. 휴~"
두 어깨 가득 삶의 압박을 진,
서러운 20대들의 한숨을 맞으며...

담배나무가 자란다.

"형. 취업준비는 잘 돼가?"
전화기 넘어로 들리는 뜻없는 안부인사에
끝없이 땅으로 향하는 시선을 쬐며...

담배나무가 자란다.

"오빠, 쓸 돈은 있어?"
어제 밤 여자친구의 걱정을 알리 없는 담배나무는,
마지막 남은 한장의 지폐로 바꾼 서글픈 한 개피를
"님하 ㄱㅅ"라는 한마디로 냉큼 삼키며...

담배나무는 오늘도 조금씩 조금씩 자란다.



덧붙임-
위 내용은 100%픽션입니다..(혼자 뜨끔;;)
3월 2일 봄맞이 대청소때 뿌리채 뽑혔던 담배나무가 벌써 저만큼 자랐어요~
흡연자는 모두 4명.
한번에 화재로 일부 소실되긴 했지만 그래도 무럭무럭 잘 자라고 있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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