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토요일입니다.
또한 무척이나 깊은 향의 봄날입니다.
4월 19일입니다.
제가 태어나기도 훨씬 훨씬 전 민주화를 외치던 시민들이 '대한민국'의 손에 의해 피를 흘리고 쓰러져 간 날입니다.
사실 우리 세대에는 와닿지 않는 일입니다.
3.1운동과 6.25, 3.15, 4.19, 5.18, 6월항쟁.
모두 숫자 또는 날짜로만 인식되는 과거의 '어느 날'입니다.
많은 대학에서 그렇듯이 저도 예전에는 이날 4.19마라톤을 뛰었습니다.
다른 대학생들도 젊은이들도 다만 그것뿐이었습니다.
제 고향은 마산입니다. 3.15 의거가 발생한 곳이죠. 덕분에 저는 다른 사람들보다 조금더 많은 이야기를 들었고, 관심을 가진 것 뿐입니다.
마산에 있는 3.15 기념탑입니다. -출처 경남도민일보
♣ 비문 내용
저마다 뜨거운 가슴으로 민주의 깃발을 올리던 그날 1960년 3월 15일!
더러는 독재의 총알에 꽃 이슬이 되고 더러는 불구의 몸이 되었으나 우리들은
다하여 싸웠고 또한 싸워서 이겼다.
보라 우리 모두 손잡고 외치던 의거의 거리에 우뚝 솟은 마산의 얼을,
이 고장 3월에 빛발친 자유와 민권의 존엄이 여기 영글었도다.
1962년 7월 10일
마산 3.15의거 기념사업 측성회
아시다시피 4.19혁명은 3.15의거에서 시작되었습니다.
이날 이승만 정권의 부정선거에 대항해 마산시민들이 315의거를 벌였습니다.
그리고 그날 수많은 사람들의 피로 마산이 물들었습니다.
다시 20일이 지난 후 마산 앞바다에 한 소년의 참혹한 시체가 떠올랐습니다.
바로 김주열 열사였습니다.
고향이 전라도였던 중학생 김주열 열사는 당시 마산고등학교에 입학 시험을 위해 마산에 갔었다고
합니다.
마산고등학교는 제 모교입니다.
하지만
저는 학교 다니면서 이런 이야기를 듣지 못했습니다.
몇몇 좋은 선생님을 만난 운이 좋은 학생들을 제외하고 중고등학교에서는 이런 한국현대사에 대해 가능한한 가르치지 않는 것이 현실이었습니다.
아마 이런 것들을 가르치려고 노력하는 선생님들은 '전교조'에 소속되어 있고, 그 역시 쉽지 않은 길을 가고 있을 것입니다.
김주열 열사의 시체가 바로 4.19 혁명의 도화선이 됩니다.
결과는 민중의 승리였지요. 물론 오래가진 못했지만...
아마 김주열 열사가 그때 그렇게 죽지 않았다면 저에게는 고등학교 선배로 남았겠지요.
물론 그랬다면 저도, 제 친구들도 그분을 모른체 살았을 가능성이 높지만요.
자신이 원했던 원하지 않았던 그 분은 우리 학교의 자랑입니다.
학교에서 이런걸 가르치지 않았던 것은 안타까운 일이지만요.
그의 죽음은, 이후에도 민주화 운동에 많은 영향을 끼쳤을 겁니다.
모르긴 몰라도 지금도 마음속에 그를 품고 사는 사람들이 많겠지요.
목숨으로 기억에 남는 사람들은 더 있습니다.
유관순 열사, 전태일 열사, 이한열 열사...
왜 이들의 이름 뒤에 열사라는 슬픈 수식어가 붙어야 하는지 모르겠습니다.
그들이 죽어야 했던 이유는 그 자신에게 있지 않았습니다.
그들은 그렇게 죽였던 것은 어리석은 지도자들이었지요.
그리고....
그들은 모두....
지금의 저보다, 이 글을 읽을 당신보다 어린 나이였을 겁니다.
무척이나 짙은 봄날입니다.
김주열, 전태일, 이한열, 유관순 열사가 죽지 않고 살아있었다면 얼마나 아름다운 봄날을 느꼈을까요?
그들이 두고 간 세상에서 우리는 이 봄날을 그냥... 하루하루의 날짜로 흘러보내고 있습니다.
내가 그냥 흘러보내는 오늘 하루가...
어제 그들이 그토록 살고 싶었던 오늘이었음을...
오늘도 더 열심히 살아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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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이슨소울
| 2008/04/22 09:31 | PERMALINK | EDIT | REPLY |느껴지는게 많은 글입니다....
저 개인의 아픔도 아픔이지만,
더 힘을 내야겠군요!!
나놔
| 2008/04/22 10:11 | PERMALINK | EDIT | REPLY |저 사진은 처음 보는 사진인데... 휴.ㅠ
후여리
| 2008/04/23 21:34 | PERMALINK | EDIT | REPLY |한해 한해 지나면서.. 세대가 바뀌고 하면서..
점점 잊혀지는건 아닐련지 걱정이네요..
저두 20대 후반인데..
아주 어릴때 근처에 대학교가 있어서..
대학생들 시위하고 전경들은 최루탄 쏘고.. 했었던 광경을..
봤었는데.. 어릴때라서.. 왜그랬지는 모르겠지만..
요즘은 취업이 더 큰 전쟁이라는거 같아요..
좋은글 잘 읽고 갑니다.. ^^